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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술, 일상에 숨은 중독의 그림자

토끼의시계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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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쯤은 괜찮겠지?

우리는 자주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만큼은 고된 하루의 위로가 필요하다고,
마치 그 한 잔이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그 잔 속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뇌의 속임수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임수는 때때로 범죄와 파국의 문을 열기도 하죠.


처음부터 나쁘지 않았다? 마약의 본래 얼굴

사람들은 마약이라는 단어에 자동으로 ‘불법’, ‘범죄’, ‘중독’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마약은 인류가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만든 의학의 산물이었습니다.

  • 아편은 양귀비에서 추출된 진통제였고,
  • 몰핀은 이를 농축한 강력한 진통제,
  • 헤로인은 더 빠르게 뇌에 작용하게 만든 약물이었습니다.

이들은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사용되었고,
코카인은 한때 강정제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마약은 본래 ‘치유의 도구’였으나, 인간의 욕망이 그것을 파괴의 도구로 바꾼 셈입니다.


전쟁에서 시작된 각성제의 오남용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전격전을 수행하기 위해 병사들에게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대량 투약했습니다.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각성제 덕분에 작전은 가능했지만,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환각
  • 잇몸 괴사
  • 극심한 중독과 폭력성

이 약물은 전쟁 이후 일본을 통해 한국에 전파되었고,
오늘날까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필로폰 중독자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마약보다 더 가까운 마약, ‘술’

술은 합법이지만, 그 속에 든 에탄올은 명백한 독입니다.
이 독은 작고 빠르게 우리 뇌로 들어와 도파민을 분비시킵니다.
잠깐 기분이 좋아지지만, 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 기억력 저하
  • 자제력 붕괴
  • 충동 조절 실패

게다가 도수가 높은 **증류주는 메탄올(망막 독성물질)**까지 함께 나올 수 있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불법주류는 심각한 건강 피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술이 만든 비극들

술은 때로 사람을 죽입니다.
2009년 광주, 술에 취한 채 운전하던 남성은 초등학생을 치고도 범행을 은폐했습니다.
2018년 부산, 윤창호 씨는 횡단보도 앞에서 만취 운전자에게 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술 때문에 그랬다’는 핑계가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음주 운전 강력 처벌 법안인 ‘윤창호법’이 제정되었고,
이제는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형량이 줄어들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얀 우유가 만든 중독, 프로포폴

흔히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본래 수면마취제입니다.
그러나 ‘편하게 잠든다’는 이유로 오남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의료인과 환자 간 중독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습니다.

  • 과다 투약으로 사망한 환자를 바다에 유기한 병원장
  • 수술실에서 자가 투약으로 사망한 간호조무사
  • 성형외과에서 불법 투약한 후 연인이 사망한 사건

이들 사건은 “하룻밤만 잘 자고 싶다”는 작은 욕망이 어떻게 파괴로 이어지는지 보여줍니다.


당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

도파민은 기쁨의 신호입니다.
하지만 마약과 술은 그 신호를 ‘인위적으로 조작’합니다.
행복한 감정을 만들어내지만, 그건 진짜 삶의 결과가 아닙니다.

마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강요하는 ‘소마’처럼,
이 물질들은 고통을 덮는 가면일 뿐입니다.


글을 마치며

술도, 마약도,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당신의 감정은, 진짜 당신의 것인가요?”

일상에 지쳤다고 해서, 내 몸과 정신까지 타협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진짜 원하는 건 해소가 아니라 회복이니까요.

건강한 위로는 시간이 들더라도 차근차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단숨에 나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결국은 나를 망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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