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한국 경찰에 95% 이상 정보 제공
암호화 메신저로 악명 높았던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에 95% 이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범죄자의 은신처라는 오명도 끝났다. 텔레그램의 변화와 그 배경을 심층 분석한다.
한때 디지털 범죄자들의 ‘은신처’로 불렸던 텔레그램.
이제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최근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 95% 이상 응답하며, 사실상 ‘익명성의 장막’이 걷히고 있다. 그동안은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 구조와 해외 서버를 이유로 수사기관의 요청을 외면했던 텔레그램.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그 정책을 바꾸고 있다.
익명성, 더는 안 통한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개발자 파벨 두로프가 만든 글로벌 메신저로, 종단간 암호화와 해외 서버 분산 구조로 인해 수사망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 과거 국내 수사기관은 텔레그램 측에 가해자 정보를 요청해도 답변조차 받기 어려웠다.
김환국 국민대 교수(정보보안암호수학)는 이렇게 말한다.
“텔레그램 서버는 해외에 있어 한국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았고, 대화는 암호화돼 사업자의 협조가 없으면 수사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이처럼 정보 제공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텔레그램이, 최근 한국 경찰에 95%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건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왜 텔레그램이 바뀌었나?
- 글로벌 규제 강화
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암호화 플랫폼을 압박하며, 익명성을 악용한 범죄에 대해 법적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플랫폼 운영 전략
텔레그램도 결국 플랫폼 생존을 위해 정부 협조라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 한국의 디지털 수사력 향상
최근 사이버 수사대, 디지털 성범죄 전담팀 등 수사기관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텔레그램도 한국 시장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수사 협조, 어떻게 바뀌었나?
과거 텔레그램 대응 | 현재 텔레그램 대응 |
계정 정보 제공 거부 | 가해자 계정 정보 제공 |
접속 IP 불응답 | IP·기기 정보 공유 |
수사 요청 무시 | 95% 이상 응답 |
여전히 1:1 비밀 대화는 종단간 암호화되어 있어 대화 내용 자체는 제공되지 않지만, 수사에는 IP, 접속 위치, 로그인 기록만으로도 충분한 단서가 된다.
이제 텔레그램도 다 잡힌다
n번방 사건 이후 범죄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대거 옮겨갔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이는 단순한 소식이 아니다. 최근 마약, 불법 촬영물, 도박 등 텔레그램 기반 범죄자들이 줄줄이 검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변화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결론: 익명성 신화의 붕괴
이제 수사기관은 단순한 ‘요청’을 넘어, 실질적인 수사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단계로 진입했다.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기 시작한 지금, ‘익명이라서 괜찮다’는 신화는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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