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드 할부로 축의금을?

토끼의시계 2025. 6. 8.
반응형

이젠 결혼식 축의금도 키오스크로 주는 시대

현금을 봉투에 담아 축의금함에 넣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 결혼식장 앞에선 줄 선 사람들의 손엔 봉투 대신 카드가 들려 있고, 축의금함 대신 터치스크린 키오스크가 서 있다. 현금 없는 결혼식, 그것은 시대가 바꿔 놓은 새로운 의식의 장면이다.

MZ세대가 바꾼 결혼식 풍경

‘현금’을 잘 쓰지 않는 세대. 이는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닌, 기술 환경과 금융 인식의 변화에서 비롯된 문화 현상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ATM 기기 수는 약 7,000대 이상 줄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0%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대신 등장한 건 결제용 키오스크다.

모바일 결제, 간편 송금, 카드 중심의 자금 관리가 일상화된 MZ세대에겐 ‘현금 봉투’는 오히려 불편한 옛날 방식이다. 이들의 생활 리듬에 맞춰, 결혼식장도 진화하고 있다.

키오스크 축의금, 어떻게 작동할까?

결혼식장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자동이체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심지어 카드 할부 기능까지 제공된다.
이는 ‘한 번에 목돈이 부담스러운’ 하객들을 배려한 설계다. 축의금 10만 원도 3개월 무이자 할부로 나눌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또한 송금 방식도 유연하다. 일부 키오스크는 휴대폰 번호로 계좌연동 송금을 지원해, 카드가 없어도 참여가 가능하다. 기술은 더 이상 축의금조차 전통에 얽매이지 않게 만든다.

축의금 문화, 기술이 바꾼 효율

이 시스템이 주는 변화는 단순히 결제 수단의 전환에 그치지 않는다.

  • 현금 분실 위험 감소
    돈봉투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키오스크는 입력된 금액과 실제 수금된 데이터를 자동 대조해 분실 사고를 원천 차단한다.
  • 축의금 집계 자동화
    누가 얼마를 냈는지 자동으로 기록되며, 청첩장 목록과 비교해 결혼식 이후 빠르고 정확한 감사 인사도 가능하다.
    이는 신랑·신부 측의 정산 업무를 크게 줄여주는 스마트한 솔루션이다.
  • 비대면 시대와의 궁합
    코로나19 이후 강화된 비대면 문화에도 잘 맞는 방식이다. 타인과의 접촉 없이, 간편하게 축의금을 전달할 수 있다.

전통을 지우는 게 아니라, 진화시키는 것

물론 모든 세대가 이 변화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돈은 직접 건네야 정성'이라는 전통적 인식을 가진 이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본질이다. 결혼을 축하하고, 마음을 전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식장에서 봉투 대신 화면을 터치하는 하객들. 어쩌면 이 풍경은, 과거보다 더 정중하고 실용적인 새로운 예의범절일지도 모른다.
현금 봉투의 시대가 지나고, 키오스크 앞에서 ‘축하합니다’를 터치하는 시대. 그 변화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사회의 관습을 바꾸고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