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가 사라진다” – SPC 공장 멈추자 전국 프랜차이즈가 멈췄다
롯데리아,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익숙한 이름들이지만 요즘 이들 매장에서 ‘햄버거’를 만나기 어려워졌다. 이유는 단순하다. 햄버거 번(빵)이 없다.
공장 하나 멈췄을 뿐인데, 전국이 멈췄다
지난 5월 19일, SPC삼립의 제빵 공장에서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사고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SPC가 납품하던 햄버거 빵의 생산과 공급이 동시에 멈췄다.
문제는 이 공장이 단순한 ‘한 업체’의 생산 시설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국내 주요 버거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햄버거 번을 생산해 온 핵심 공급처였기 때문이다.
공장이 멈추자, 번도 멈췄고… 결과적으로 버거 산업 전체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벌써부터 ‘햄버거 품절’, 일부 매장 임시 휴업
SPC와 계약을 맺고 번을 공급받던 프랜차이즈들은 긴급 대응에 나섰다.
- 일부 매장은 ‘햄버거 메뉴 품절’ 안내문을 붙였고
- 어떤 지점은 아예 영업을 중단했으며
- 나머지는 대체 빵을 급히 투입하거나, 주력 메뉴를 임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매장 내부 혼란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불만도 급증하고 있다.
“햄버거가 없는 버거 가게라니…”
SNS에는 관련 후기가 쏟아지고,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매일같이 올라온다.
‘한 곳에만 의존한 구조’가 드러낸 약점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대한민국 외식 산업의 공급망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SPC 계열의 제빵 라인에 의존
- 사고 발생 시 대체 공급망이 없어 즉시 타격
- 일부 브랜드는 ‘계열사 간 납품’이라는 이유로 외부 납품 전환조차 불가능
이는 단순한 제조 중단이 아니라, 구조 자체의 문제다. '집중화된 납품 시스템'의 붕괴는 곧 전국적 혼란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햄버거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현재 SPC는 공장의 복구와 재가동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 인프라 복구와 안전검증까지 포함하면 수 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사이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 대체 제빵사 수배
- 수입 번 긴급 도입
- 메뉴 개편 등으로 사태를 진화 중이다.
그러나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 공급망의 구조적 개편 없이는 언제든 ‘제2의 햄버거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
작은 빵 하나가 보여준 시스템의 민낯
햄버거 빵 하나가 없어졌을 뿐인데, 수많은 매장이 문을 닫고 수천 명의 고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 하나의 공장과 하나의 사고가 있었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우리는 왜 한 곳에만 의존하고 있었을까?”
이 사건은 단순한 생산 중단이 아닌, 한국 외식 시스템이 안고 있는 위험한 집중화의 실체를 경고하고 있다.
햄버거가 사라진 지금, 그 자리에 남은 건 안전과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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