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를 써주는 기계 워드라이터는 뭘까?
손글씨를 기계가 써준다고? 일본 사무실에서 여전히 사랑받는 '워드라이터'의 정체
빠르게 입력하고 즉시 출력하는 시대. 하지만 일본에는 여전히 '천천히 써내려가는 글씨'를 고집하는 기계가 존재합니다.
그 이름은 워드라이터(ワードライタ).
이름처럼 단어를 쓰는 기계, 정확히 말하면 입력된 글자를 실제 펜으로 종이에 써주는 자동 손글씨 기계입니다.
워드라이터란 무엇인가?
워드라이터는 일본에서 개발된 자동 필기 기계로, 키보드로 문자를 입력하면 로봇 팔이 실제 펜을 이용해 종이에 글씨를 써주는 방식입니다.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손글씨의 느낌을 고스란히 구현하며, 기업과 관공서, 전문 사무직군 사이에서 꾸준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 기기: MAX사의 BL-80N
일본 문서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델은 MAX(マックス)사의 워드라이터 BL-80N 시리즈입니다.
이 기기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지원합니다:
- 다양한 서체 지원 (흘림체, 정자체 등)
- 펜 종류 및 필압 조절
- 글씨 크기 및 줄 간격 조절
- 표 및 좌표 정렬, 복사지 동시 필기
- 사무용 양식, 송장, 명패, 도면 기입 등 다양한 문서 지원
일본에서 여전히 쓰이는 이유
- ‘정성이 느껴지는 문서’를 선호하는 문화
일본은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손글씨가 주는 따뜻한 정서와 성의를 높이 평가하는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특히 청구서, 명세서, 인감증명 관련 문서 등에는 기계 출력보다 손글씨에 가까운 형식이 더 신뢰를 받습니다. - 인간미 있는 ‘기계 손글씨’
일반 프린터와 달리 워드라이터는 획순과 속도까지 조절 가능해 사람이 직접 쓴 듯한 필체를 모방합니다. 이 점이 서류의 ‘진정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사무 자동화와 감성의 균형
수기로 문서를 작성하자니 인건비와 시간이 부담되고, 프린터로 뽑자니 무성의해 보일 때, 워드라이터는 그 사이를 절묘하게 메워주는 솔루션이 됩니다.
활용 분야
- 관공서 및 기업 문서: 주소 작성, 이름 기입, 명함 제작, 직원 사인 등
- 청구서 및 송장: 손글씨 청구 요청서, 영수증
- 건축 및 설계 도면: 기계 도면 위에 직접 주석 기입
- 기념문구 및 상장 제작: 감사장, 수료증 등에 정성 있는 문구 삽입
기술보다 정서가 앞설 때
워드라이터는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기술과 감성의 접점에서 만들어진 문화적 장치입니다.
‘빠름’과 ‘정성’ 사이에서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일본식 디테일의 집약체.
손글씨의 감성과 정밀한 반복 작업을 동시에 요구하는 현장에서, 이 기계는 오늘도 조용히 펜을 들어 종이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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