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책 리뷰

문재인 대통령 카피라이터가 전하는 이야기

by 토끼의시계 2021. 2. 17.
반응형

2015년 4월 세월호 1주기에 건물 벽에는 포스터가 걸렸다.

첫 줄을 보고 시력검사표인 줄 알았던 포스터는

다음 줄에 뜬금없이 세월호라고 읽힌다.

우리는 눈을 의심하며 또 다른 줄을 읽는다.

잊 지 않 을 게 우리는 뚜렷히 보이는 이 글씨를 따라 다음 줄을 읽는다.

잊 지 않 을 게 우리는 진짜 잊은 줄만 알았던 그 날의 기억을 회상한다.

 

분서갱유를 알고 있는 분이 있을 것이다.

진시황이 학자들의 정치적 비판을 막기 위해

의약 점복 농업을 제외한 민간의 서적을 불태운 사건이다.

이 일이 있고 다음 해에 유생들을 생매장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술한 부분을

모두 사라지게 하고 싶어서였다.

역사의 몰락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는 정치에서 온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정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온다' 카피를 쓴 작가다.

카피라이터의 카피를 보고 카피책을 구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카피라이터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이미 30년 된 카피라이터였다.

 

카피책은 사람을 생각하는 작가의 30년의 집약체이다.

카피라이터로 살 만큼 살았으니 카피를 바라보는 개똥철학도 생겼을 것이고

카피 쓰는 요령도 조금은 쌓였을 것이다.

별 대단할 것도 없는 것들이겠지만 이제 그것들을 풀어놓는다.

창피해서 나 혼자 감춰두고 보던 것을 '에라, 모르겠다' 하고 후배 카피라이터들과 나누는 책이다.

 

정철은 이 책을 내며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평생 카피 써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책도 살 수 있었다.

카피는 내 인생 가장 고마운 두 글자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바치는 책 한 권은 꼭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다.

그런데 게을러서 못 썼고 자신이 없어 못 썼다.

그 숙제를 이제 한다. 더 늦으면 영영 못할 것 같아 이제라도 한다.

그래서 기분이 가볍다.

 

나는 이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다운로드 받았다.

아직 절반쯤인데 이 작가에게 하나 배우는 것은

사람을 쓰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글의 뿌리는 사람이란다.

신문을 둘러봐도 인터넷 창을 켜도 결국 사람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 쓰는 법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른다.

그래서 나는 정철의 카피를 읽기 시작했다.

왜 광고를 읽는데 뜨거워지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그의 카피 하나를 접어 넣는다.

더보기

인생

 

친구가 있습니까?

그럼 됐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