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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 8강이 가능했던 이유?

by 토끼의시계 202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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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8강
여자배구 8강이 결정된 순간

 

한국 여자배구가 8강에 진출했다.

같은 조에 강호들을 차례로 이기고 3승 1패로 8강을 확정지은 것이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본선에 진출한 팀은 총 12개이다.

각 조에 편성된 6개의 팀 중 4위 안에 들어야 8강행을 결정지을 수 있다.

 

여자배구-랭킹
세계배구랭킹

한국은 A조에 편성되어 있다.

A조에는 브라질, 케냐,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세르비아, 한국이 있다.

세계 여자배구 랭킹집계에 따르면 케냐를 제외한 모든 상대가

한국보다 세계 랭킹이 높다.

구기종목에 특성상 변수가 존재하지만

상위에 랭크된 나라가 8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바꾸어 놓았다.

아시다시피 학교 폭력 문제로 국가대표 배구팀에서 제외된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전력의 손실 요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국가대표 여자배구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꿈틀대고 있다.

 

주장인 김연경 선수는 말하지 않아도 가장 큰 선수이다.

레프트 포지션이 가져야할 리시브 능력

고공 결정력, 블로킹, 서브 모자람이 없는 선수다.

말하지 않아도 경기당 득점이 높고 공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 결정은 보통 김연경이 짓는다.

일본전이 5세트였긴 해도 30점이라는 높은 득점을 한 것은

김연경의 공격 비중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박정아-선수
박정아 선수의 결정타

같은 레프트 포지션의 박정아 선수의 성장은 이재영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리시브에 약점을 보여 많은 상대팀이 박정아 선수 쪽으로 목적타 서브를 넣었다.

윙 스파이커가 공격만 잘해서는 이기지 못한다.

박정아는 수없이 놓쳤지만 그보다 더 받아냈다.

일본전 5세트에서 12-14로 지고 있던 순간에

후위로 내려가 있던 김연경의 리시브에 이어 13-14를 만든 것은 박정아였다.

14-14를 만든 것도 박정아의 대각 공격이었다.

박정아가 큰 경기에 약하다는 것은 이제 과거가 되었다.

약점을 극복했고 일본전에서는 15득점을 기록하였다.

 

 

이소영-선수
김연경과 이소영 선수의 국가대표 사진

이소영 선수는 국가대표팀 다른 윙 스파이커에 비해 키가 작다.

하지만 V리그에서 GS칼텍스의 우승을 이끌었고 MVP를 받은 바 있다.

해설에서 말하는 이소영 선수는 리시브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지만

전체적인 조율이 좋은 선수다.

공격면에서도 블로킹 사이를 공략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자주 한다.

박정아 선수와 교체될 때마다 수없이 받아내줬고

박정아 선수도 이소영 선수의 영향을 받아 조금 더 좋은 리시브를 할 수 있었다.

 

 

오지영-리베로
오지영 선수

오지영 선수는 리베로이다.

리베로는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 대신 다른 선수들과는 구분되는 옷을 입니다.

대신 많은 리시브를 하고 많은 디그를 해낸다.

리베로에게 목적타 서브를 넣는 선수가 적은 이유는

리베로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받는 훈련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관전하다보면 아시겠지만 오지영 선수가 리시브 해낸 공과

다른 윙 스파이커가 받은 공은 세터에게 전해지는 부드러움이 다르다.

거리감과 높이 세터가 볼을 처리하기 가장 좋은 곳에 공을 가져다 놓는다.

대한민국의 배구의 강점은 받아내는데 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긴 랠리에도 여러번 받아낸다.

다소 투박하긴 하지만 여러번 오가고 다시 수비를 해낸다.

오지영 선수는 받을 수 없는 거리의 공을 받지 못하고도 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리베로가 하는 미안하다는 말은 다음에는 받겠다는 말이다.

그렇게 오지영 선수는 수없이 받아냈다.

키가 작지만 리시브 반경이 크고 후위에 두명만 있어도 윙 스파이커의 부담이 적다.

리베로의 무게를 잘 알고 있는 선수다.

 

김수지-선수
김수지 양효진 선수

센터포지션에 주전은 두 선수가 있다.

언급하지 못하는 박은진 선수는 나중에 얘기를 더 하려고 한다.

양효진 선수는 여자배구 연봉랭킹 1위이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비교할 수 없는 신장과 독보적인 공격능력이라고 하겠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일본이 센터 공격을 좀처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양효진 선수의 높이에 있다.

블로킹 벽이 쌓여올 때 공포는 보지 않는 사람은 모른다.

거기에 높이로 찍어내리는 속공은 보고도 당해야 한다.

윙 스파이커가 몇번 실패하면 양효진 선수의 속공에 힘을 싣었다.

 

김수지 선수는 헤어밴드를 하고 날렵한 공격을 선보였다.

이동공격은 유럽쪽 선수들이 반응하기 힘들다.

보통 블로커는 공략하는 곳을 막아서서 2인 이상 올라가 벽을 쌓는데

이동공격은 2인 블로커가 올라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김수지 선수가 사이드로 돌아가서 치는 이동 속공은 묘한 쾌감이 있다.

상대 공격수에 대한 반응이 빨라서 사이드 블로킹에 가담하고 성공하는 빈도가 높다.

 

 

김희진-선수
김희진 선수

김희진 선수의 다리에는 수없는 테이핑이 되어있다.

테이핑은 부상방지를 위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치료의 목적으로 하는 테이핑이 많다.

케냐전에서 20득점을 쏟아내며 김연경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던 김희진은

높이나 공격이나 상대팀에게 두려운 존재다.

타점이 높지는 않지만 강타의 세기가 대단하다.

본래 국내 프로팀에서는 센터로 활약해서 블로킹 능력도 대단한데

양효진 김희진 선수가 블로킹을 할 때면

다른 신장이 높은 선수들도 주저하기 마련이다.

 

염혜선-세터
염혜선 세터

염혜선 세터는 일본전이 끝나고 울었다.

작년 개인적인 부상으로 팀에서 자주 자리를 비웠고

국가대표팀에서는 이다영에 배제되어 어깨가 무거웠다.

경험이 부족한 안혜진 세터가 있지만 염혜선 선수 주전으로 출전 시간이 많았다.

이전 경기들에서 서브에이스를 많이 하였고

세팅된 볼의 정확도도 높았다.

일본전에서는 서브범실을 줄이면서 정확한 토스를 올려줬다.

해설에서 언급한 김연경 선수의 피로도만큼

염혜선 세터의 피로도 역시 높았다.

세터는 공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계속 김연경에게만 올린다면 상대는 김연경만 봉쇄하려고 한다.

하지만 염혜선 세터의 선택은 반전이었다.

레프트를 많이 몰아주었지만 중앙 공격을 활용했고

속공 성공률 역시 높았다.

충분히 눈물 흘려도 좋을 경기였다.

 

얼마전 시청한 드라마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

일본 너희도 이기고 싶었지?

이렇게 묻는 지도자들에게

한 아이가 대답했다.

저희 사실을 일본 애들이랑 친해요.

나쁜 감정이 없어요.

일본이 아니라 다른 나라라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이건 스포츠잖아요.

 

어른의 마음으로 일본을 이겨서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다른 팀이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누구를 만나도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어떤 선수도 팀을 가리는 선수는 없다.

그저 스포츠라서 이긴 것이다.

A조에 어떤 팀들은 대한민국이 쉬운 상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쉬운 상대는 없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없다.

우리 여자배구 대표팀은 매 경기 최선을 다했고

어떤 경기에서는 분해하기도 했고

울어도 된다면 웃음 섞인 기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리고 세계가 놀랄만한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최고의 경기에

최선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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