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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poem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2

by 토끼의시계 2020.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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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계단 

 

네가 낯설다며 물었던

그 짧은 시간은

나 역시도 낯선 시간이었다.

나는 나를 어딘가에 두고 왔고

너는 나를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숲 속에서 길을 찾으면

다녀왔던 길도 새로운 길처럼

나무와 나무의 간격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숲은 인생의 거처이자

인생의 미로이다.

 

누군가 내 미로에 들어와

나에게 인사를 건네왔을 때

그는 내가 설치한 미로가 얼마나 큰지 알지 못했다.

반대로 얼마나 작아질지도 가늠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왜 웃었을까?

 

나는 가깟으로 숲을 걸어나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에게 인사를 건넸던 그 역시도

내 뒤를 따라왔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좋았다고 대답했다.

나와 힘들어서 그 시간이 소중했다고 대답했다.

내가 가는 길은 계속 인생의 계단이었는데 그는 단지 내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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