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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poem28

사랑이 사라지는 이유 한송이 슬픔이 피었다 져버렸다. 내 사랑은 네가 저버렸다. 괜찮지 않은 연애였다 관심사/poem 2022. 3. 29.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22 그림자는 방향이 없다 그저 태양과 반대에 선다 슬픔을 밝히는 것은 태양이지만 슬픔을 숨기는 것은 그림자이다 누구 하나도 이 사실을 부인할 순 없다 관심사/poem 2021. 5. 18.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22 백설공주를 읽으며 늘 고민했다. 난쟁이들은 복수의 표현 왕자는 단수의 표현을 사용한다. 난쟁이는 일곱인데도 난쟁이들이었고 각자의 모습에 대한 묘사는 있지만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왕자는 공주에게 입맞춤을 하고 공주의 독을 해독 시켜주지만 첫눈에 반해 공주를 데려간 왕자는 공주가 계모를 초대한 이후에 감정도 사람도 사라져버린다. 난쟁이들 중 하나가 말했다. 이렇게 예쁜 사람은 처음이야.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있던 난쟁이들이었지만 백설공주는 그렇게 아름다웠고 난쟁이들은 왜 고백하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동화 속에 개연이 현실에 우리들에게 작용하고 있지 않나? 우리는 왜 매번 고백하지 않고 인생의 책장을 넘겨버렸나? 관심사/poem 2021. 4. 28.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21 후회는 언제나 늦다 나는 이 말을 오래 전에 알았다 그런데도 후회가 여전히 늦어진다 좋은 사람들은 옆에 오래 있지 못한다 나는 이제 지우개질을 잘한다 깨끗이 지우는 것으로 누구를 가르칠 수 있다면 지우개를 들고 내게 오라 수강료 없이 가르쳐 줄 수 있다 다만 마음은 들고 와야한다 아무리 잘 지워도 마음이 이탈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여기저기 찢어진 마음을 수거해서 다시 온전한 마음을 가지기까지 수없이 지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따금 튀어나오는 잔영은 어쩔 수 없다 관심사/poem 2021. 2. 28.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20 저마다의 이상 이상을 그리지 않는 인간은 날개없는 새같다. 물을 뿜지 않는 고래같고 나무를 오르지 않는 원숭이거나 하루도 살지 않는 하루살이 같다. 현실을 등에 메면 누구나 이상을 가지고 싶어진다. 관심사/poem 2021. 2. 1.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9 울림의 보폭 한번도 울리지 않은 공간이 단 한 번의 울림으로 거대한 궤적을 그린다 울림이 잔잔해질 때 우리는 그 크기를 가늠하게 된다 관심사/poem 2021. 1. 13.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18 기억의 왜곡 내가 널 기억하는만큼 넌 날 기억하니 관심사/poem 2021. 1. 6.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8 책갈피에 껴있는 내가 무언갈 뒤적인다는 건 누군가가 생각났다는 뜻이다 그리고 보통은 그 자리에 네가 있었다. 관심사/poem 2021. 1. 5.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7 합리화 네가 나를 좋아하는 부분이 사라지지 않길 간절히 바랬다 세상은 딱 그 부분을 제외하고 나를 남겨두었고 너는 떠났다 관심사/poem 2020. 11. 19.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18 멀어지는 법 왜 그런 잠꼬대를 하고 부은 눈으로 일어났는지 아침은 대답해주지 않았다. 걸어놓은 시계는 정오를 가르키고 무거운 몸은 욕실에서 한참을 헤맸다. 취기에 생각나는 것은 취기에 묻히는 법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이유를 찾기위해 서랍에 손을 넣었다. 우리가 버릴 것들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다시 버릴만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다. 안 닿는 곳에 손을 넣으면 사라졌던 기억들이 흔들리고 가끔은 세상 전체가 흔들린다. 사진은 찢기지도 않았고 바래지도 않았다. 머리속에 한 가지가 가득차는 느낌은 멀어지려는 사람들에게 해악이다. 관심사/poem 2020. 10. 4.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6 숨쉬기 그만 가려고 하는 곳이 있다. 그곳은 높은 곳도 아니고 깊이 숨을 곳도 아니고 보이지 않는 곳도 아니다. 다만 찾지 못한 곳이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길은 모두가 지나친 길 그러나 쉬운 길 길가에 쉬고 있어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 돌아서 가려고 하냐고 묻는다면 내가 향하는 정상과 그들이 향하는 정상은 다르다고 말한다. 나는 정상에 오를 자신이 없다. 멈출 생각도 없다. 보이는 길을 따라서 보이는 곳으로 가진 않는다. 걸음이 멈추지 않는 한 숨이 쉬어지는 한 나는 나의 길을 만들어 오를 뿐 그곳은 높지도 않고 깊지도 않고 보이지 않는 곳도 아니다. 다만 찾지 못한 곳 죽을 때까지 찾을 곳 관심사/poem 2020. 9. 10.
가족의 조건 가족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태어나자마자 결정되는 가족이라면 부모님이 있지요. 부모는 자식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자식은 부모를 선택하진 못합니다. 선험적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태어나면서 선택된 이 구조를 배반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죠.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면서 부모자식 간의 연을 끊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인들의 생각 속에서 가족이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정하는 매체는 무엇일까요?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을 가족이라고 정의할 때 한 끼도 같이 안 먹는 가족이 존재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같이 사는 사람을 가족이라고 정의할 때 같이 살지 않는 가족도 분명 존재 합니다. 백과사전의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관.. 관심사/poem 2020. 9. 6.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5 추억 잊은 기억을 되새기는데 앨범을 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토록 촌스러운 포즈와 표정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어쩐지 기억에 피어난다. 손은 그 때의 추억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가 너무 쉽게 사진을 얻어가는 오늘의 카메라를 꺼내본다. 지금은 화질도 좋고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우리는 과거를 찍어올 수는 없다. 그마저 찍어올 카메라는 없다. 관심사/poem 2020. 9. 5.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14 태풍이 막지 못하는 9시에 전화를 걸어 술 한잔을 하자고 했다. 친구가 그러더라 쌍욕을 먹으며 나왔다고 상식의 선에서 우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고 나왔단다. 우리가 하려는 일이 때때로 무모할 수 있다. 하지만 무모한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우리는 언제나 제자리이고 작은 것들도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어제 우리는 술 한 잔을 했다. 관심사/poem 2020. 8. 27.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13 문득 나는 사람 잠결에 묻어나는 그 사람에 젖어버린다. 붓을 적시는 물감은 다시 적시기 전까지 계속해서 묻어나는데 그 날 이후로 잠시 굳어있다가 말라 붙어있다가 오늘 움직이려는데 그 사람이 다시 묻어나왔다. 기억이 가물거렸는데 색도 모양도 가물거렸는데 그렇게 잊어버리면 좋을텐데 차마 잊기엔 아직 많이 남았고 희미해지지도 않았고 그 사람이라 그리고 나는 잊혀진 사람마다 그려진 그 작업실에 들어와 내가 가장 많이 그리고 난 너의 얼굴을 마주한다. 우리가 쌓아놓았던 그 어느 것도 그 공간에는 없었다. 나 역시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 그 얼굴을 그리고 나서 나는 너의 눈동자를 그렸던 그 물감을 다 씻어내지 않았다. 관심사/poem 2020. 6. 17.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2 인생의 계단 네가 낯설다며 물었던 그 짧은 시간은 나 역시도 낯선 시간이었다. 나는 나를 어딘가에 두고 왔고 너는 나를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숲 속에서 길을 찾으면 다녀왔던 길도 새로운 길처럼 나무와 나무의 간격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숲은 인생의 거처이자 인생의 미로이다. 누군가 내 미로에 들어와 나에게 인사를 건네왔을 때 그는 내가 설치한 미로가 얼마나 큰지 알지 못했다. 반대로 얼마나 작아질지도 가늠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왜 웃었을까? 나는 가깟으로 숲을 걸어나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에게 인사를 건넸던 그 역시도 내 뒤를 따라왔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좋았다고 대답했다. 나와 힘들어서 그 시간이 소중했다고 대답했다. 내가 가는 길은 계속 인생의 계단이었.. 관심사/poem 2020. 5. 6.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1 겉모습 나는 거울 하나를 가지고 있다. 거울은 자기가 비추고 싶은 사람을 비춘다. 나는 거울에게 나를 비춰 달라고 하지만 거울은 아름다운 것을 담기 위해 나를 비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덧붙이기를 그는 가끔 현실과 다른 것을 비추고 싶다고 했다. 거울은 자기 방에서 누군가와 대화했다. 대화가 즐거운 걸로 보아 나를 비추기 싫어했던 거울이 아니라 다른 거울처럼 느껴졌다. 웃음소리는 커졌으나 나는 거울의 방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했다. 밤 늦게 거울의 방으로 들어가 작은 불빛을 비추고 거울이 비추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그는 잘생긴 얼굴도 아니었고 몸매가 좋지도 않았으며 고개를 숙인 채 표정도 없었다. 다음날에 나는 거울에게 물었다. 네가 비추고 싶다했던 사람은 어디 있어? 너랑 웃고 있던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 관심사/poem 2020. 4. 12.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0 죽음에 이르는 병 절벽으로 다가서서 떨어지려 할 때 잠시 절벽과 낭떠러지 사이에 시선을 두고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뇌인다. 어느 정도의 후회와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나와 나를 아는 사람을 떠올려 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돌아보는 모든 것들은 죽음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다. 날개를 열고 낭떠러지를 박차는 새 만이 내일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내일을 얻고 싶지 않은 사람도 수없이 낭떠러지를 너머섰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그것들의 자취를 남기고 남은 사람들은 사라진 사람의 그림자를 마주한 채 죄가 없는 죄책감을 지고 살아있는 사람의 생을 버텨낸다. 준비된 죽음은 없었나보다. 준비되지 않은 죽음만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뉴스를 장식하고 잠깐의 회상에 들어갔다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떠나버린다. 관심사/poem 2020. 3. 29.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9 눈물 계절을 여러번 겪고난 이후에 서러움이 늘어났고 작은 바람에도 눈물이 맺혔다. 작은 기억은 조각으로 떠다니며 몸 여기저기를 찌르고 다니다가 표정을 확인하고 눈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하찮은 인생 시계가 무심코 느려지는 날에는 뒤를 돌아보기 일수였고 자꾸만 후회를 되풀이 하며 기억에 걸려있는 사람들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비가 오는 날이 늘었고 나는 바다에 둥둥 떠서 등대를 빤히 바라보며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었다. 비춰지는 모든 것이 일렁이기에 나는 눈을 감고 말았다. 관심사/poem 2020. 3. 23.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8 책 어린 시절에 방으로 들어가면 혼자인 시간이 되었고 이따금 책을 펼치고 책과 나의 접점을 찾기 위해 책장을 넘겼다.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와 그밖의 이야기들이 있었고 나는 읽고 있는 동안에도 다음을 궁금해하거나 다른 책을 궁금해했다. 모든 책을 다 읽으면 세상을 알 수 있을까를 여러번 고민했고 남들이 순간이동이나 투명인간 초능력을 가지고 싶다고 할 때 나는 책을 만지기만 하면 다 읽어버리는 초능력이 갖고 싶어졌다. 여전히 책을 읽고 있지만 그 전의 책과 지금의 책은 무게도 두께도 의미도 다른 것들 투성이다. 이제 알기 위해 여는 책은 없다. 다만 익숙해져 여는 책이 있다. 관심사/poem 2020.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