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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poem28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7 계획 좋은 계획은 나 말고는 이해할 수 없다 내 계획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좋은 계획은 여기 저기 치여 핀볼처럼 수렁에 빠진다 사람들은 비난하길 좋아해서 어떤 핀잔을 생각해서 계획을 구기고 쓰레기통에 집어넣길 바란다 그리고 정작 자신의 생각은 알 거 없다든가 알 필요 없다고 말한다 세상에 모든 개념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이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번 생각을 고치고 뒷걸음질을 치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그 사랑의 모습이나 말이 아닌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보아야 한다 계획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도 과정을 묻지 않았다 그저 계획의 난의도만 물어댔고 나는 침묵하고 말았다 관심사/poem 2020. 3. 17.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6 죽음 끝이 있다면 어디서부터 끝을 준비해야 하는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절벽에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있을 때도 흔들리는 몸을하고 살려고 몸부림쳤다. 당연히 죽는 결말로 가기 위해서는 물렁한 결말을 넘어서야 했고 많은 과정을 지나야 했고 오늘을 벗어나야 했다 살고 있는 것이 어려운만큼 딱 그만큼의 죽음이 어려웠고 사람들은 죽음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늘의 죽음은 부질없다고 생각했고 어딘가로 밀려 죽음을 만난다면 그 역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죽음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 날 그 다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강을 건너려 했지만 실제로 강을 건널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다만 자신의 인생 중 일부분은 던지고 다시 길을 걸었다. 관심사/poem 2020. 3. 13.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5 거짓말 숨겨야지 다음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뒷면을 보기 위해서는 가장 내가 아닌 사람을 만들어다가 내 안에 붙여넣기를 해야한다 진실을 말하지 않아도 코는 길어지지 않았다. 나는 코를 매만지면서 거짓말을 했고 하면 할수록 거짓말은 늘어만 갔다. 그래서 본래의 나를 찾을 수 없어서 하루 온 종일 나를 찾기 위해 뒤적였다. 그렇게 거짓에 둘러싸인 나는 사라지고 없었다. 사라진 사람의 자리에서는 돌아갈 수 없는 표식이 새겨지고 보지 않은 걸 본 것처럼 지낸 시간과 듣지 않을 걸 들을 것처럼 보낸 시간이 서로의 허리를 잡고 음악없이 왈츠를 추고 있었다. 눈을 마주하는 시간은 적어지고 숨어다니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리고 그날의 나는 숨이 막혔다. 그 다음 날의 나는 숨을 몰아 쉬며 살아가야 했다. 관심사/poem 2020. 3. 11.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4 혼밥을 먹는다 오늘은 빈자리가 없다. 끼니를 거르지 않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숟가락을 드는 이곳에서 마주앉은 사람도 없이 뜨거운 국물을 뜬다. 어색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어색함에 익숙해져버린 후 누군가를 마주하는 식사가 더 어색해져 버렸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지만 그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없다. 숟가락을 내려놓기까지 허겁지겁 너무도 많은 생각들이 입 속을 통과해버렸다. 유한킴벌리 덴탈 마스크 COUPANG www.coupang.com 탐사 황사마스크 KF94 COUPANG www.coupang.com 관심사/poem 2020. 3. 11.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3 술 가장 많은 친구들을 만들어 줬고 또 많은 친구들을 사라지게 했다. 진실을 말하게 하고 거짓을 버무려다 놓고 무슨 말이든 용인하게 만드는 재주가 알콜에 있었다. 밥을 함께 하기보다는 술을 함께 하자고 하는 사람이 더 만나기 편했고 자꾸만 술을 넘기던 밤이 지나면 전날의 마음 속 괴로움이 머리를 떠나기 위해 다른 장기들을 헤집어 놓았다.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르기 위해 디오니소스의 음악은 끊이질 않는 것인가 매 순간 떠오르는 많은 기억들은 누구를 위해 흩어지지도 않고 어지러움에 산개되는가? 관심사/poem 2020. 3. 9.
나도 시인이 되고 싶었다 3 너는 재능이 없어. 어릴 때 한 번쯤 들었던 말이다. 재능이 없어서 포기하지는 않았다. 억지로 재능이 있는 사람들처럼 계속해서 그 일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렇게 놓지 못하던 일은 마지막에 가서 놓아야 했다. 재능 별이 하늘에 떠있는 이유는 우주의 어딘가 채우는 재능 때문이다. 그들은 움직이면서 하늘에 서있고 하늘에 멈춰 있으면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들 중 어느 하나 하늘에 있어서 슬프다거나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간혹 별 하나가 떨어질 때면 하늘에 매달려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별을 보았다. 별은 아쉬운 듯 긴 꼬리를 달고 내려와 어느 땅에 안착하며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거나 하늘에 공간을 만들었다. 떨어진 별은 빛을 잃었지만 사람들은 그 죽은 별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고 그 별이 사라지고.. 관심사/poem 2020. 3. 8.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2 쉽게 말할 수 없는 게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쉽게 말할 수 없는 시기가 되었다. 남들보다 늦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누군가보다 늦고 빠른 것이 어디 있겠나? 내 인생은 다른 누군가와 비교할만큼 하찮지 않다. 비교의 역사 나는 남들보다 큰 키로 학교에 들어 갔고 맨 뒷줄에 앉아 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 살 두 살 내 키는 조금씩 크고 있었지만 어떤 친구는 나보다 더 커져 있었다. 제일 큰 사람이 키로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일등을 몇 번 해보았다. 그러나 중학교가 되고 고등학교가 되니 다시 일등을 하기가 힘들어졌다. 나는 일등이 더이상 되고 싶지 않아졌다. 최고가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이라 말했지만 일등만 인정하는 세상이라면 그 세상에서 굳이 일등이 아니면서 인정받는 .. 관심사/poem 2020. 3. 7.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중학교 시절 누군가 내 꿈을 물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가난한 시인이라고 대답했다. 그 때의 나에게는 가난도 멋짐의 한 축이 되었다. 시인을 꿈꾸고 난 후부터 17년이 지났다. 중학교 때 가난한 시인을 꿈꿨던 나는 대학까지 글을 써서 문예창작과를 나왔고 그 사이 드라마 작가 연수원도 나왔다. 그러나 나는 아직 가난한 시인이 아니다. 아직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시를 멀리하고 쓰지 않는다. 나의 시를 찾고 싶어서 블로그에 내 시들을 남기고 싶어졌다. 오늘은 그 생각을 한 첫 날의 새벽이다. 새벽 자꾸만 틀리는 오늘이 지겨워질 무렵 그 찰나의 자정이 지나갈 무렵 내일은 다른 내가 내게 찾아오기를 그러나 기도는 하면 할수록 간절함보다는 요행으로 변한다.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밤이면 꿈벅이는 눈으로 어디를 돌.. 관심사/poem 2020.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