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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42

가족의 조건 가족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태어나자마자 결정되는 가족이라면 부모님이 있지요. 부모는 자식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자식은 부모를 선택하진 못합니다. 선험적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태어나면서 선택된 이 구조를 배반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죠.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면서 부모자식 간의 연을 끊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인들의 생각 속에서 가족이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정하는 매체는 무엇일까요?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을 가족이라고 정의할 때 한 끼도 같이 안 먹는 가족이 존재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같이 사는 사람을 가족이라고 정의할 때 같이 살지 않는 가족도 분명 존재 합니다. 백과사전의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관.. 2020. 9. 6.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5 추억 잊은 기억을 되새기는데 앨범을 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토록 촌스러운 포즈와 표정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어쩐지 기억에 피어난다. 손은 그 때의 추억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가 너무 쉽게 사진을 얻어가는 오늘의 카메라를 꺼내본다. 지금은 화질도 좋고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우리는 과거를 찍어올 수는 없다. 그마저 찍어올 카메라는 없다. 2020. 9. 5.
연애 능력치 테스트 몇 달전에 유행하던 연애 능력치 테스트를 해보았다. 이 테스트는 글램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각자의 성격을 파악하고 자료로 활용 어플 유입을 위해 테스트를 하는 듯하다. 나는 그냥 재미로 시작했다. 몇 문항 되지 않지만 결과는 개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테스트 후에 어플에서 나와 맞는 성향도 찾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그러나 심심풀이로만 해도 좋다 2020. 8. 27.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14 태풍이 막지 못하는 9시에 전화를 걸어 술 한잔을 하자고 했다. 친구가 그러더라 쌍욕을 먹으며 나왔다고 상식의 선에서 우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고 나왔단다. 우리가 하려는 일이 때때로 무모할 수 있다. 하지만 무모한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우리는 언제나 제자리이고 작은 것들도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어제 우리는 술 한 잔을 했다. 2020. 8. 27.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13 문득 나는 사람 잠결에 묻어나는 그 사람에 젖어버린다. 붓을 적시는 물감은 다시 적시기 전까지 계속해서 묻어나는데 그 날 이후로 잠시 굳어있다가 말라 붙어있다가 오늘 움직이려는데 그 사람이 다시 묻어나왔다. 기억이 가물거렸는데 색도 모양도 가물거렸는데 그렇게 잊어버리면 좋을텐데 차마 잊기엔 아직 많이 남았고 희미해지지도 않았고 그 사람이라 그리고 나는 잊혀진 사람마다 그려진 그 작업실에 들어와 내가 가장 많이 그리고 난 너의 얼굴을 마주한다. 우리가 쌓아놓았던 그 어느 것도 그 공간에는 없었다. 나 역시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 그 얼굴을 그리고 나서 나는 너의 눈동자를 그렸던 그 물감을 다 씻어내지 않았다. 2020. 6. 17.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2 인생의 계단 네가 낯설다며 물었던 그 짧은 시간은 나 역시도 낯선 시간이었다. 나는 나를 어딘가에 두고 왔고 너는 나를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숲 속에서 길을 찾으면 다녀왔던 길도 새로운 길처럼 나무와 나무의 간격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숲은 인생의 거처이자 인생의 미로이다. 누군가 내 미로에 들어와 나에게 인사를 건네왔을 때 그는 내가 설치한 미로가 얼마나 큰지 알지 못했다. 반대로 얼마나 작아질지도 가늠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왜 웃었을까? 나는 가깟으로 숲을 걸어나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에게 인사를 건넸던 그 역시도 내 뒤를 따라왔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좋았다고 대답했다. 나와 힘들어서 그 시간이 소중했다고 대답했다. 내가 가는 길은 계속 인생의 계단이었.. 2020. 5. 6.